2019년 비로소 국내에 출시된 커피 코카-콜라를 마셔본 적이 있다. 이름만 들어도 어색함이 감도는 커피와 콜라의 콜라보레이션. 새로운 메뉴에 도전을 했다하면 실패하는 나 대신 당당히 커피콜라를 산 동료가 종이컵에 1/5쯤 되는 양을 부어 건내 주었다. 고맙기도 하면서 싫은 미묘한 표정으로 커피콜라를 건네받은 후 먼저 냄새를 맡아보았다. 음. 뭔지모를 한약냄새가 나는군. 그리고 조심스럽게 커피콜라를 한 모금 마셨다. 앗! 역시나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. 한 모금 마시자마자 내 표정은 구겨졌다. 이것이 2019년 상반기 SNS에 호기롭게 나타났다 홀연히 사라진 커피 코카-콜라에 대한 내 기억이다.

 '코카콜라' 하면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맛이 있다. 톡 쏘는 탄산과 달달함. 치킨이나 햄버거를 먹을 때 없으면 아쉬운 존재. 하지만 코카콜라는 가끔 대중적인 맛에 생각지도 못한 맛과 향을 첨가하여 다양한 변신을 진행해왔다. 코카콜라 체리에 이어 바닐라, 커피맛 이후 2019년 02월에는 ‌12년만의 새로운 맛인 '코카콜라 오렌지-바닐라'맛을 출시하기도 했다. 음료업계 부동의 1위 코카콜라. 사실 그들의 영업비밀은 호불호가 갈림에도 멈추지 않았던 다양하고 과감한 맛 출시에 있었던 것일까? 

‌코카콜라는 도전정신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‌맛의 신제품을 출시해왔다.
체리, 레몬, 라임과 같은 이해가능한 맛부터 커피, 오렌지, 바닐라, 생강, 녹차, 피치까지. 


소비자가 움직인다면, 우리 역시 그렇게 해야한다
코카콜라가 1위를 지키는 법

 전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료, 코카콜라. 사실 어떤 분야에서 1위를 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는 건 1위에 올라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. 그런데 코카콜라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음료업계 부동의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. 코카콜라는 긴 시간동안 어떻게 왕관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것일까?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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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비자가 움직인다면, 우리 역시 그렇게 해야한다.
‌(If the consumer moves, we must, too)‌

- 코카-콜라 CEO, 제임스 퀸시(James Quincey) -

‌"

 '콜라'의 맛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사람들은 비슷한 대답을 할 것이다. 하지만 엄밀히 보자면 콜라 맛은 모두 똑같지 않다. 우리가 아는 그 맛은 '코카콜라 오리지널'의 맛일 뿐이다. 코카콜라에서는 꾸준히 소비자들의 미묘한 커스텀을 반영한 다양한 콜라를 출시해왔다. 특히 다이어트 콜라는 코카콜라 출시품 중 '신의 한 수'로 불리며, 미국에서 탄산음료 업계 2위로 자리잡고 있던 팹시를 밀어내고 코카콜라 오리지널에 이어 2위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.

 브랜드가 오래 지속되기 위한 조건으로 '경쟁사에 대한 이해'를 잘 하고 있느냐가 있다. 코카콜라 前 CEO 로베르토 고이주에타는 코카콜라 브랜드 경쟁상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.

"우리의 경쟁상대는 다른 음료수가 아니라 물이다. 우리는 음료수 시장에서 40%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독보적인 1위지만 전체 물 시장에서는 고작 3%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. 우린 아직 한참 멀었다."

 이 말에서 알 수 있듯 '코카콜라'라는 브랜드는 콜라만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다. '코카콜라'는 콜라음료와 더불어 건강음료 등 식음료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음료 회사이다. 이와 같이 '코카콜라'브랜드 발자취는 코카콜라 전 CEO인 로베르토 고이주에타의 말을 통해 쉽게 짐작할 수 있듯, 단순히 음료만을 '코카콜라'의 상품으로 내세우지 않는다. 이런 관점은 브랜드를 처음 만들 때부터 자신의 경쟁시장을 '음료'로만 보지 않았기에 가능한 부분이었을 것이다. 현재 코카콜라는 코카콜라가 아닌 스프라이트, 환타, 파워에이드, 글라소 비타민워터, 조지아 등 21개 대표브랜드 상품만으로도 연간 10억 달러(1조 1,4000억 원)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.

 결국 코카콜라의 브랜드는 대쪽같은 하나의 모습을 유지했기 때문에 지켜진 것이 아니라, 다양한 모습으로 끊임없이 변화해왔기 때문에 1위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.

 2019 휠라는 리브랜딩을 통해 성공적으로 부활했다. 따라서 2019년은 휠라를 시작으로 업종불문 대다수의 유통업계에서 4050중년층과 2030청년층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.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, SNS 상에서 빠른 공유를 통한 관심을 유발한다. 하지만 이런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폭팔적 관심을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브랜드는 얼마나 될까?

 브랜드가 긴 시간동안 하나의 메세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. 변화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지루해하는데, 일관성 없는 변화는 단발적 관심을 일으킬 수는 있으나 브랜드가 전해야 하는 일관적인 메세지를 전달할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. 

 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. 코카콜라는 새로운 맛을 내놓을 때 혹평을 많이 받음에도 신메뉴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고, 다양한 업계와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하며 ‌자신만의 이야기를 축적해가고 있다.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가진 코카콜라를 대적할 이야기꾼이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할 뿐이다.


[참고자료]
- "우리의 라이벌은 '물'" 음료업계 부동의 1위 '코카콜라' "
(https://view.asiae.co.kr/article/2019071016082311827)
- 코카-콜라 음료를 읽는 세 가지 키워드 - 도전, 혁신, 다양화
(https://www.coca-colajourney.co.kr/stories/coca-cola-beverage-portfolio)
- 과일 이어 원두까지…18번째 도전 나선 '커피 코카콜라'
(http://www.youngnong.co.kr/news/articleView.html?idxno=24263)
- 異種 콜라보에 맛들인 유통업계…"식상하니까"
(http://www.newsis.com/view/?id=NISX20190610_0000676086&cID=13001&pID=13000)